걸린 부분

잠언 31장 10절은 묻는 문장으로 시작해요. 그런데 11절부터는 이미 그런 여인을 찾은 사람처럼 안심하는 남편이 등장해요. 찾기 어렵다는 물음과, 이미 신뢰하고 있다는 진술이 나란히 놓여 있어요.
또 13절부터 27절까지는 손으로 일하고 밭을 사고 옷을 짓고 장사를 하는 아주 구체적인 행동들이 줄줄이 나와요. 그런데 30절에 가서는 고운 것도 아름다운 것도 다 헛되다고 해요. 앞에서 그렇게 자세히 묘사한 능력과 성취들이 정작 마지막에는 별것 아니라는 식으로 뒤집히는 느낌이 들어요.
한 사람의 실제 하루를 적은 것처럼 보이던 문장들이, 끝에 가서는 한 사람을 가리키는 게 맞는지조차 다시 묻게 만들어요.
본문과 주석

잠언 31장 10절부터 31절까지는 히브리어 알파벳 순서를 따라 각 절이 시작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고 카일과 델리치가 설명해요. 시편의 몇몇 본문처럼 외우기 좋게 만든 틀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이 부분이 르무엘의 어머니가 가르친 말의 연장인지, 아니면 따로 전해 내려오던 독립된 시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고 해요.
존 길은 여러 해석의 갈래를 소개해요. 누군가는 이 여인을 감각적인 혼이 이성에 복종하는 모습으로, 누군가는 성경 자체로, 누군가는 지혜로 읽는다고 해요. 그런데 길은 11절에서 이 여인에게 남편이 있다는 점을 들어,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보고, 오히려 교회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는 쪽에 무게를 둬요. 교회가 자라난 여인이며, 실제로 결혼한 여인이며, 열매를 맺는 여인이며, 약한 그릇이지만 그리스도를 통해서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여인이라고 해요.
매튜 헨리는 이 본문을 좀 더 실제적으로 읽어요. 이 묘사는 여성들에게는 어떤 아내가 되어야 하는지, 남성들에게는 어떤 아내를 골라야 하는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로 쓰였다고 해요. 디모데전서 2장과 베드로전서 3장에 나오는 아내의 본분이 이 잠언의 묘사와 이어진다고 보고요. 헨리는 11절의 신뢰를 세 겹으로 풀어요. 남편이 아내의 정절을 믿고, 아내의 판단을 믿고, 아내의 충실함을 믿는다는 거예요. 밖에서 일하는 남편이 집안일은 전부 아내에게 맡겨도 될 만큼 믿는다는 뜻으로 읽어요.
JFB 주석은 이 본문이 동방 사회의 관습을 따라 그려졌지만 그 교훈은 어느 시대에나 적용된다고 봐요. 10절의 '덕 있는'이라는 말은 문자적으로는 '힘 있는'이라는 뜻으로, 도덕적 용기를 가리킨다고 설명해요. 그리고 30절의 고움과 아름다움이 헛되다는 말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만이 오래가는 존중과 사랑을 받는다는 뜻으로 베드로전서 3장과 이어 읽을 수 있다고 봐요.
카일과 델리치는 10절의 '덕 있는 여인'이라는 표현이 원래는 몸의 강함을 가리키던 말에서 능력과 자격을 가리키는 뜻으로 넓어졌다고 설명해요. 그리고 11절의 '이익이 없지 아니하리라'는 말을 두고, 이 여인이 가져다주는 유익이 남편이 스스로 애써 얻은 게 아니라 아내에 대한 신뢰에서 저절로 흘러나오는 것이라고 풀어요. 13절의 '손이 하는 일을 즐거워하며'라는 표현도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는 기쁨으로 하는 일이라고 짚어줘요.
여러 주석을 나란히 놓고 보면, 이 본문을 그저 한 사람의 생활 목록으로 읽을지, 교회나 지혜를 가리키는 상징으로 읽을지, 결혼을 앞둔 이들을 향한 실제적 권면으로 읽을지에 따라 전혀 다른 글이 돼요. 어느 한쪽만 붙잡으면 본문의 다른 분위기를 놓치게 되는 거예요.
오늘 할 것

오늘은 잠언 31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소리 내어 읽어볼까요. 빠르게 훑지 말고, 한 절씩 멈추면서 어떤 행동이 묘사되는지 손으로 표시해봐요.
그다음 10절과 30절을 나란히 펴놓고 비교해봐요. 처음에 던진 물음과 마지막에 내린 결론이 서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혼자 문장으로 적어봐요. 길게 쓸 필요는 없고 한두 줄이면 충분해요.
시간이 더 있다면 11절의 '안심하고 믿는다'는 표현에 머물러봐요. 이 신뢰가 어디에서 오는지, 본문 안에서 근거를 찾아 밑줄을 그어봐요. 오늘 묵상한 내용은 노트나 앱에 짧게 기록해두면 다음에 다시 펼쳤을 때 도움이 될 거예요.
소그룹이나 가까운 사람과 함께 읽는 순간이 있다면, 각자 본문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절을 하나씩 나눠봐요. 같은 본문인데도 서로 다른 절에 멈춰 섰다는 사실 자체가 나눌 이야깃거리가 될 거예요.
남은 물음

이 본문이 교회를 가리키는 상징으로 쓰인 것인지, 아니면 실제 결혼 생활을 향한 구체적 권면으로 쓰인 것인지는 주석들 사이에서도 갈려요. 둘 다 맞을 수도 있고, 둘 중 하나로 좁혀야 할 수도 있어요.
30절에서 고움과 아름다움이 헛되다고 할 때, 그 앞의 모든 행동 묘사들은 그러면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요. 능력과 성취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 이 긴 목록이 결국 가리키는 지점은 어디인지 더 물어볼 필요가 있어요.
또한 11절의 신뢰가 남편 쪽에서 일방적으로 갖는 믿음인지, 아니면 여인의 행동이 그 신뢰를 계속 뒷받침해주는 구조인지도 더 살펴볼 문제예요. 본문을 다시 읽을 때마다 이 물음들을 열어둔 채로 접근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